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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맹인이 목격한 소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

by 영화보는 너구리 202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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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분명히 보았습니다.

영화 올빼미는 주맹증(야맹증의 반대되는 말이라고 합니다.)인 맹인 침술사 경수(류준열)가 소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주맹증이 있어 낮에는 맹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경수는 부모도 없이 아픈 동생과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침술 실력이 뛰어나 어의인 이형익의 눈에 띄어 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 무렵 청나라에 인질로 잡혀 끌려갔던 소현세자는 8년만에 조선으로 돌아오게 되는데 인조(유해진)는 돌아온 아들(소현세자)을 반가워 하지만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명나라를 섬기던 인조에게는 청나라의 말을 하고 사신과 같은 편이 되어버린 것 같은 소현세자가 좋게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현세자는 청나라에서 인질 생활을 하며 몸이 쇠약해져 조선에 돌아왔는데 이를 경수가 살펴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현세자의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경수는 그를 돌보게 됩니다. 침소의 촛불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던 경수는 초가 다 녹아 잠시 앞을 볼 수 있었는데 같이 돌보던 이형익이 침으로 소현세자를 독살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눈, 코, 입에서 피를 흘리며 소현세자는 죽어가고 그 모습을 본 경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이형익은 순간 경수의 눈이 보이지 않을까 두려워 침을 들이대지만 경수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경수가 진실을 알리고자 돌아온 침소엔 이형익이 떨어트리고 간 독이 묻은 침을 발견합니다. 침이 비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형익은 바로 침소로 돌아오게 되고 독이 묻은 침을 챙긴 경수는 창문으로 도망치다가 다리를 긁히고 말았습니다. 오열하는 인조에게 경수는 사실을 알리려 하지만 모든건 인조가 꾸민 일이었습니다. 

소현세자의 죽음

실제 인조의 아들이었던 소현세자는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인물입니다. 인조는 청나라 문물을 받아들이고 돌아온 소현세자가 왕이 될까봐 불안해 했습니다. 그런데 귀국한지 두달만에 소현세자는 학질이라는 병에 걸려 쓰러지고 3일만에 갑자기 죽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죽음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 기록에 의하면 세자의 죽은 모습이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닌 독살당한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온 몸이 검은색으로 변하였고 얼굴에 있는 구멍에서 피가 흘러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세자의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가 인조의 후궁이었던 귀인 조씨와 친분이 있었던 사람이라 더욱 의심스럽습니다. 그 당시 신하들은 소현세자를 치료했던 어의를 벌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지만 인조는 신하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히려 어의는 죄가 없다며 신하들이 세자의 죽음을 조사하지 못하도록 재빨리 장례식을 치렀다고 합니다. 또한 소현세자는 당시 왕실의 법도로 3년상을 치렀어야 하지만 평민처럼 7일장으로 줄여 간소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조는 죽을 때까지 한번도 자신의 아들인 소현세자의 무덤을 찾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원칙대로라면 첫째 아들인 소현세자의 아들이 왕위를 이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소현세자의 동생인 봉림대군이 왕위에 오르게 되어 효종이 됩니다. 

두근두근한 스릴러의 결말

다시 영화로 돌아오면 인조는 소현세자의 아내인 며느리 강빈을 반역죄로 감옥에 가두었습니다. 강빈의 증언을 가까스로 막아낸 경수는 목숨을 건지게 되고 이 진실을 알릴 사람을 찾습니다. 고민하던 끝에 경수는 최대감(조성하)를 선택하여 이야기 하지만 최대감은 맹인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며 증거를 가져오면 그 말을 믿겠다고 합니다. 세자를 죽이라고 했던 문서를 손에 얻지만 아들을 죽이려고 했다는 혐의를 받지 않으려고 인조는 일부러 왼손으로 글씨를 써서 필체를 다르게 했습니다. 경수는 인조에게 구안와사가 와서 치료를 한다는 명목하에 접근하고 침으로 오른손을 마비시켜 왼손으로 글씨를 쓰게 합니다. 이 증거물을 본 최대감은 인조를 폐위시키려 하지만 인조는 최대감을 구워삶아 가까스로 자리를 지켜냅니다. 경수는 명확한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본 진실을 모두가 외면하는 것에 한탄합니다. 인조의 명령으로 경수는 죽을 뻔 하지만 다시 한번 목숨을 건지고 궁궐에서 나와 조용히 침술을 베풀며 살아갑니다. 4년 뒤 인조는 병이 악화되어 다시 한번 경수와 마주치게 됩니다. 경수는 복수를 감행하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조금은 생소한 주맹증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이 영화는 명품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 흥미진진합니다. 실제 소현세자의 의문스러운 죽음을 영화로 풀어내어 픽션을 가미했음에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당시 명나라와 청나라의 압박에 있던 인조의 모습과 왕권을 둘러싼 이야기도 흥미로웠으며 영화를 보고 소현세자에 대해 다시 찾아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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